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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난 나중에 이러지 말자.

영악 2015. 11. 6. 15:03

두서없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해서 주절주절 적어본다.


지금 회사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나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권력에 대한 암투가 벌어졌었고, 근래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남은 노예들의 고혈을 쥐어짜내며 버텨내고 있다.


그 과정에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이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전 실세의 오른팔 격인 모팀 모팀장은 구조조정 때 퇴사를 했다.


모팀장은 구조조정 때 퇴사하며 당시 대표이사를 정신이상자 취급하고 이렇게 회사가 조치를 취하는건 아니라며 온 직원들을 선동하고 다녔었다.


알고는 있지만 귀찮고 애초에 난 사내 권력 다툼은 별로 관심이 없는바, 그 장단에 별로 맞춰주지도 않았고 당시에 새로 발령받은 경영지원실 실장이 내 보스가 되어 현재 개발 중인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요구하는 데이터를 전달해주고 평범하게 지냈다.


구조조정 기간에 모팀장이 커피 한잔 하자며 불러서 내려가더니 하는 말이 '넌 희망퇴직 신청했냐?'라고 묻길래 실제로 신청했던 나는 '신청했다'라고 대답했고,

그가 했던 말은 '웃기시네 너 ㅇㅇㅇ(내 보스)편이잖아'라며 '똘마니', '간사한', '뻥쟁이'같은 단어를 써가며 날 깎아내렸다.


이날의 기억은 모팀장에 대한 나의 기대(나름 같이 밥도 먹고 좋은 형처럼 굴었다)를 산산이 부셨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건 이해하나, 뱉어놓고 비난하는 처세는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날 소위 '유다 취급'한 모 팀장은 퇴사 후 얼마 뒤 여러 가지 사정(본인 사정과 회사 사정)상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그 꼴이 가관이더라.

내가 저 사람이랑 어울려 지냈을 때 나도 저랬을까 싶고.


어찌 되었던 그렇게 돌아와서 어떻게든 내 흉을 보고 싶으셨는지,

이번에 도입한 소프트웨어가 자기 랩탑에서 잘 구동되지 않는다며 이런 걸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식으로 비난하는데 참 안쓰러웠다.


어설프게 V3 쓰지 왜 바꿨느냐고 좆문가질 하시는 건 좋은데, 그 좋다는 V3 쓰다가 우리 개발 소스가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바꾼 거라고 말해도 못 알아 듣는다.


사실 별로 스트레스 받는 거도 아니고, 그냥 하는 짓이 한심하다.

난 나중에 늙어서 고집스러워져도 저렇게까지 좀스럽게 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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